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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[칼럼] 아는 대로 행동하고, 행동하는지 돌아보고
작성자 관리자
날짜 2019-08-21 10:44:26

아는 대로 행동하고, 행동하는지 돌아보고


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

 

각각 3, 5살인 남자아이 둘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시간은 적어도 저희 가정에서는 혼돈 그 자체입니다. 부모의 입장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아이들에게서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정을 때로는 견뎌내고, 때로는 개입하며, 때로는 분노하는 진정 혼돈의 과정입니다.

 

그 날도 어김없이 혼돈의 저녁식사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습니다. 5살 큰 아이가 싱크대 위의 우유 거품기를 발견하고는 곧장 자리에서 내려가 가지고 놀고 싶다며, 거품기를 켠 채로 서랍장과 식탁 곳곳에 갖다 대기 시작했습니다. 그 모습을 본 저는 실경질적인 목소리로 고장난다! 그만해! 안돼! 내려놔!”라고 말했지만, 아이는 이거 하고 싶단 말이야라고 말하며 멈추지를 않았습니다.

 

더 이상 말로 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, 아내가 율이가 가지고 놀고 싶었구나, 잠깐만 만지고 내려놓자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넸습니다. 1그러자 저희 큰 아이는 방금 전까지 제게 떼쓰던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네 알았어요라고 대답하고는 거품기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.

 

이 상황을 경험한 순간, 곧바로 제 머릿속에 며칠 전 제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며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. ‘논리보다 감정, 사람이 논리로 따진다고 변화되지 않는다고, 아무리 옳다고 해도, 감정이 따라가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고, 오히려 감정을 알아주고, 이해해줄 때 변화한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나며,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.

 

사람들 앞에서 이것이 옳다고,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, 정작 제 자신이 그 말한 대로 충분히 살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며, 성경말씀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.

<마태복음7:3>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

 

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. 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다.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, 내가 알고 있는 만큼 행동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. 또한, 나 자신이 언제나 이렇게 실수와 실패할 수 있는 사람임을 인정하며, 겸손하게 부단히 변화하려 애써야 합니다.

 

정신과의사이자 작가인 스캇 펙이 쓴 책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는 인간의 존재 목적 중 하나에 대해 성숙해가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. 이에 따르면, 우리는 성숙이라는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할 것입니다. 자기 자신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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